이준석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당 대표 직무 집중”

입력 2021-12-21 22:20

선대위 사퇴를 선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선후보 측 핵심 관계자(핵관)들을 겨냥한 비판과 함께 “선거에서 손을 뗐다”고 못 박았다. 선대위 사퇴 선언의 빌미를 제공했던 조수진 최고위원이 선대위 사퇴를 선언했으나, 이 대표의 결심은 뒤바뀌지 않았다.

이 대표는 21일 페이스북에서 “핵관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떼었다. 카드뉴스 자유롭게 만드시라”며 “오늘로 당 대표의 통상 직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됐다.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선대위 내에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간 이 대표는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 겸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맡아 왔다.

이 대표는 전날 조 최고위원과 선대위 지휘체계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여기에 조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 링크를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갈등은 심화됐다.

이 대표의 사퇴 기자회견 이후 조 최고위원도 이날 SNS를 통해 자신의 선대위 내 직책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이 시간을 끝으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