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리더십 또 위기에…부인 논란도 버거운데 집안싸움까지

입력 2021-12-21 17:3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리더십이 또 위기를 맞았다.

윤 후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선대위 공보단장 조수진 최고위원 간 갈등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는 모든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중재에 나선 윤 후보가 정치적 타격을 입은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에서 자신을 배제한다는 ‘패싱’ 주장을 펼치며 당무 보이콧을 벌였다가 지난 3일 윤 후보와의 ‘울산 회동’을 통해 극적으로 파국을 피했다. 그러나 갈등이 봉합된 지 18일 만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집안싸움이 또 터져 나온 것이다.

윤 후보는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 간 충돌 수습에 나섰음을 밝혔다.

윤 후보는 “(조 최고위원과) 통화를 했다”며 “제가 볼 때는 경위 여하를 따지지 말고 당 대표이고 상임선대위원장이니 (이 대표에게) 사과를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내부 지휘체계를 두고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계속됐다는 지적에 대해 “(선대위 내부의) 시스템 때문에 생긴 일이라기보다는 우연찮게 어제오늘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당사자끼리 오해를 풀면 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조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찾아가서 사과를 해서 관계를 잘 매듭짓는 것이 정권교체를 위해 바람직한 게 아니냐”면서 “두 분이서 정리를 잘 하지 않겠나 싶다. 조금 기다려 달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윤 후보가 이런 발언을 내놓은 약 1시간 뒤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조 최고위원의 사과를 받아들일 뜻이 없다”고 밝혔다.

또 공동상임위원장과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장 등 선대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후보의 기대와 달리 이 대표가 선대위 전격 사퇴라는 초강수를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결국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매듭짓는데 실패하면서 윤 후보가 상황을 안이하게 바라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후보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대처하면서 자기 발등을 스스로 찍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 간 갈등이 빚어졌던 지난 21일에도 “정치를 하다보면 당 안에서나 선대위 안에서나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는 것”이라며 “군사작전 하듯이 일사불란하게 할 수 있겠느냐,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며 파장 축소에만 주력했다.

깊어지는 선대위 내홍에 당내에서는 “후보가 직접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가 이번 갈등 사태뿐만 아니라 부인 김건희씨 논란 대응 방식 등 선대위 재정비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다른 의원은 “윤 후보 김씨 논란만도 버거운데, 집안싸움이 또 터졌다”면서 “대선이 78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문재인정부의 코로나 대응 실패를 추궁하며 위기 돌파에 나섰다.

윤 후보는 국회에서 코로나19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현 코로나 대처 상황은 거의 국난 수준이라 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오판이 부른 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백신 수급, 병상확보 등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대비하지 않았다”면서 “무능한 데다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이가현 손재호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