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선대위 모든 직책 내려놓겠다… 어떤 미련도 없다”

입력 2021-12-21 15:58 수정 2021-12-21 16:2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다시 쓰는 K-탄소중립' 세미나에서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대위 내에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간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겸임해왔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이를 바로잡는 적극적인 행위가 없고, 오히려 여유가 없어서 당 대표를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 링크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에게 보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과 전날 열린 당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당시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에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자신을 향한 부정적 보도에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그쪽의 명령을 들어야 하느냐.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이 대표가 책상을 크게 치며 목소리를 높였고,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 최고위원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같은 날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일부 기자들에게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긴급점검, 전문가에게 듣는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 대표는 “울산에서의 회동이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대의명분을 생각해서 할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줬다면, 일군의 무리에게는 한번 얼렁뚱땅 마무리 했으니 앞으로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하고 다녀도 부담을 느껴서 지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라며 “이때다 싶어 솟아나와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다”며 “어떤 미련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해야 할 당무는 성실하게 하겠다”며 “물론 울산에서의 합의대로 당 관련 사무에 있어서 후보가 요청하는 사안이 있다면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