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양식을? 과학계 “문어 지적 존재…스트레스 우려”

입력 2021-12-21 14:43
픽사베이

세계 최초 상업용 문어 양식장 현실화를 앞두고 과학자와 환경 보호론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스페인계 다국적 기업인 누에바 페스카노바(NP)가 내년 여름부터 양식 문어 마케팅을 시작해 2023년엔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문어는 양식하기 까다로운 생물로 양식업자들은 수십 년간 문어 양식 비결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세계 최초로 문어 양식을 하게 되는 NP는 연간 3000t 분량의 문어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NP는 “야생에서 너무 많은 문어가 포획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도 문어 양식 방식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BBC는 “수많은 접근에도 불구하고 NP는 탱크의 크기, 문어들의 먹이, 문어의 도축 방식 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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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NP의 문어 양식 계획에 다양한 환경 단체와 과학자들은 “문어는 지적인 존재로 양식장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국제동물복지단체인 CIWF(Compassion in World Farming)는 지난 10월 스페인을 포함한 여러 나라 정부에 정부에 문어 양식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냈다.

CIWF 연구원인 엘레나 라라 박사는 “문어는 인지 능력이 있는 존재로 간주되지만, 동물 복지를 다루는 EU법은 척추동물에게만 적용된다”며 “현재 과학적으로 검증된 문어 도축 방식도 없다”고 꼬집었다.

또 라라 박사는 문어 양식이 오히려 친환경이라는 NP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그는 “문어는 육식 동물로 자기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먹이를 먹어야 한다”며 “현재 지구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3분의 1은 다른 동물들 사료로 쓰이고 있는데, 그 중 절반은 양식업에 쓰인다. 양식 문어는 너무 많은 어류 먹이를 필요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리스톨 대학의 진화생물학자 제이콥 빈터 박사 역시 “우리는 문어의 지능에 대해서도 알고 그들이 식량 안보에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도 안다”며 “그 사실을 고려할 때, 이 똑똑한 생명체가 식용으로 대량 생산돼야 하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나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그들을 양식하거나 먹으려면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