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폐지 없다…JTBC “역사 왜곡 오해 해소될 것”

입력 2021-12-21 14:06 수정 2021-12-21 14:07
'설강화' 스틸컷. JTBC 제공

JTBC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주말극 ‘설강화’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드라마 대본상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은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JTBC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방송 이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바탕으로 논란이 식지 않고 있어 입장을 전한다”며 “‘설강화’는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고 희생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극 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군부정권 시절의 대선 정국”이라며 “이 배경에서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정권과 야합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지난 1, 2회에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후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JTBC는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대부분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차별 방송에 앞서 많은 줄거리를 밝힐 수 없는 것에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비공개로 운영하던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실시간 대화창을 열어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강화는 독재정권 시절 1987년을 배경으로 남파 간첩과 여대생의 사랑을 담은 시대극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극중 베를린대학 경제학과 대학원생으로 알려져 있는 주인공 임수호(정해인)가 실제로는 남파 간첩이었다는 설정이다. 지난 주말 방송된 1·2회에서는 여주인공 은영로(지수)가 간첩인 수호를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해 기숙사에 숨겨주는 장면이 나왔다.

이를 두고 민주화 투쟁에 나선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아 고문했던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의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 글은 하루 만에 동의수 20만명을 돌파했다. 21일 오후 2시 기준 31만26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푸라닭, 다이슨, 넛츠쉐이크 등은 제작지원과 광고 협찬 중단을 선언했다. 비영리단체 세계시민선언은 22일 서울서부지법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