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인 이어령 전 장관의 3가지 부탁 [뉴스레터]

입력 2021-12-21 11:31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영인문학관에서 ‘코로나 패러독스’ 어젠다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위기는 기회다. 대재앙은 기독교에 늘 일어온 일”이라면서 “교회가 쇠퇴해가는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고 인간의 오만과 그로 인한 재앙을 극복했던 그 힘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말기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단독 인터뷰 기사가 어제 국민일보에 나가자 많은 독자들이 수척해진 그의 얼굴 사진을 보고 안타까움을 전해왔습니다.

“코로나 패러독스의 마지막 희망은 기독교다. 이 불행 속에서도 우리는 현대인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여러 가지 종교적 가치와 구제를 찾게 된다”는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인 노학자의 메시지는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는 “오늘날 불신받고 쇠퇴해가는 기독교에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고 인간의 오만과 그로 인한 재앙을 극복했던 그 힘을 되살려내는 것이 희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령 전 장관은 영화 ‘자산어보’의 정학전처럼 서재에서 글을 쓰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고 하셨다죠? 2007년 하용조 당시 온누리교회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은 이 전 장관은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모토로 기독교 신앙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이어령. 그는 교수이자 칼럼리스트, 시인, 소설가, 평론가 등 어떤 호칭으로 불러야 할지 모를 정도로 ‘知의 최전선’에서 창조의 우물을 긷고 있다.

얼마 전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님을 만났을 때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 이 전 장관이 지난 3월 오 목사님에게 3가지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생명의 가치를 이어가라는 말씀과 내년 10주기를 맞는 딸 고(故) 이민아 목사의 추모예배 설교,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이 세상과의 작별 때 천국환송예배 설교를 부탁하셨답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인 이 전 장관께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처럼 소풍 나왔다가 하늘나라로 돌아가기 전 조금 더 오래 우리 곁에 계셔서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을 전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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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희 국민일보 종교국장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