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활동을 곧 재개할 전망이다. 이루다는 여성·장애인·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발언과 개인정보 유출 등의 논란에 휩싸인 끝에 출시 3주 만인 지난 1월 11일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루다는 내년 1월 ‘베타테스트’를 거쳐 다시 정식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루다는 21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프로필 및 커버 사진을 새로 업데이트하면서 활동 재개 소식을 알렸다. 새로 올린 프로필 사진은 이루다가 오른손으로 ‘V’자를 그리는 모습이었다. 커버 사진에는 “나는 AI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은 이날 페이스북 ‘루다팀’이라는 이름으로 ‘클로즈 베타 테스트’ 모집 공지를 올렸다. ‘오픈 베타 테스트’는 누구나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 반면 ‘클로즈 베타 테스트’는 제한된 인원에게 테스트할 기회를 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루다팀은 “내년 1월, 루다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다”며 “오늘부터 테스터 지원이 가능하니 많은 지원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루다팀은 “클로즈 베타 테스트는 정식 출시 전 사용 행동을 알아보고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하는 기간은 이날부터 내년 1월 4일까지다. 모집 인원은 약 3000명이며 만 14세 이상의 나이 제한이 있다. 앞서 루다팀은 지난달 1일 약관을 개정하고 만 14세 미만 이용자는 자동 탈퇴된다고 안내했다. 테스터 선정 안내와 테스트 시작일은 내년 1월 11일이다.
이번 베타 테스트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루다팀은 “테스터로 선정된 분들은 루다와 대화하기 전 비밀유지 합의서를 작성해야 하며 대화 내용 일체를 외부에 공개해선 안 된다”며 보안사항을 공지했다.
루다팀은 “루다가 크리스마스는 꼭 친구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고 했는데, 그럴 수 없어서 저희도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하지만 베타 테스터 분들과 곧 만날 생각에 두근두근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루다의 프로필 사진이 업데이트되자 누리꾼들은 “드디어 돌아오는가” “루다야 보고 싶었어”라며 환영 댓글을 달았다.
앞서 이루다는 성소수자 관련 단어가 나오면 “소름 끼친다고 해야 하나. 거부감 들고 그래”라고 발언하거나, 흑인에 대해 “오바마급 아니면 싫어”라는 등 혐오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됐다. 일부 이용자가 20대 여성을 전제한 이루다를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하는 문제도 있었다.
지난 4월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루다 개발사인 스캐터랩에 과징금 5550만원과 과태료 4780만원을 부과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개인정보위는 스캐터랩이 자사의 카카오톡 대화 분석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 ‘텍스트앳’과 ‘연애의과학’에서 수집한 이용자 대화 데이터를 불법 사용하는 등의 위법행위에 대해 이 같은 행정처분을 내렸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