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감염 후 완치자도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브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일관된 증거가 나오고 있다”며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도 다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와 비교해 덜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보도도 전체 현상을 대표하는 사례가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늘 축제를 즐기고 내일 슬퍼하는 것보다 오늘 축제를 취소하고 내일 삶을 축하하는 게 낫다”며 연말연시 행사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위해 앞으로 몇 주 동안 각국 정부가 최대한의 예방조치를 취하고, 대규모 대면 모임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초 보고된 오미크론은 현재 약 100개국에서 발견됐으며, 확인된 감염자는 7만2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WHO에 따르면, 감염자와 사망자 측면을 고려할 때 지난해보다 올해가 코로나19 피해가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억7200만명이며, 사망자는 550만명 정도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330만명 정도는 올해 발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말라리아나 결핵,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으로 사망한 사람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가 2022년에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백신과 진단·치료 기구 등에 대한 글로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 중반까지 전 세계 인구 70%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을 돕기 위해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더욱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31일은 WHO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정체불명 폐렴의 형태로 처음 보고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