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딸이 화이자 백신 접종 후 간이 망가져 간 이식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는 엄마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지난 20일 ‘고1 딸의 간 이식 한 달 이야기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자신이 고등학생 딸을 둔 엄마라고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딸 B양은 지난 10월 화이자 1차 접종을 마쳤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있어 내과 약을 1주일 먹었다. A씨는 10일 뒤인 일요일 B양이 학원에 가기 위해 씻고 나왔을 당시 얼굴이 노래진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 그는 B양이 병원에 입원해본 적도 없고 흔한 감기로 병원에 갔던 기억도 없을 정도로 건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1월 7일부터 딸의 상태를 기록했다. 그는 처음 딸의 상태에 대해 “구리 대사장애 의심. 구리함량과 황달 수치, 간 수치가 아주 높음. 이때까지만 해도 며칠 입원하면 되겠지 생각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다음 날 B양의 간 수치가 10배 이상 뛰고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A씨는 “간 이식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신랑과 저도 직장인이라 휴가신청 후 간이식 공여자가 되기 위해 준비했다. 딸아이가 오후에 의식이 자꾸 흐려졌다. 중환자실로 가야 한다고 했다. 엄청 울었다”고 적었다. 병원 측은 A씨에게 “부모님 왼쪽 간 1개씩 2개를 딸아이에게 주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고 A씨와 남편은 무조건 하겠다며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병원 측에서 수술방 3개를 잡기 힘든 상황이라 불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당시 수능을 앞두고 있던 큰아들까지 간이식 공여자 검사를 시행했지만 아들은 혈관이 복잡해 이식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남편이 공여자 검사를 다시 시행했고 지난 11월 12일 남편의 간을 딸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현재 두 사람 모두 무사히 퇴원한 상태다.
A씨는 “화이자 1차 인과관계는 병원에선 아닐 거라 하셨지만 너무나 건강했던 고1 딸아이가 화이자 접종 후 10일 만에 간이 망가진 상황이다. 병원에서는 ‘급성으로 간이 망가져 오는 게 아주 드문 일’이라며 딸아이에게 달리기할 때 힘들거나 아프지 않았는지 물어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저는 백신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약이 100%가 어디 있겠으며 부작용이 따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 신랑도 저도 아들도 모두 2차까지 접종 후 건강했다”면서도 “미성년자에게 청소년 방역패스가 강제되는 것까지 받아들이려니 힘들다. 청소년 의사도 존중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현재 만 12~18세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가 없는 청소년은 학원·독서실 등 이용이 제한된다. 앞서 정부는 다가오는 2월 1일부터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할 방침이었지만 반대가 거세자 적용 시점을 잠정적으로 미뤘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