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기소개서 청탁 논란이 불거진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즉시 수리했다.
김 수석의 아들은 불안과 강박 증세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김 수석이 아들의 취업 과정에 개입한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대선을 앞둔 민감한 상황에서 여야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한 ‘가족 리스크’가 청와대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김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날 출근 직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에 따르면 김 수석의 아들 김모(31)씨는 최근 한 컨설팅회사에 제출한 자기소개서 ‘성장 과정’ 항목에 “아버지께서 현 민정수석이신 김진국 민정수석이십니다”라고 한 문장만 적어냈다.
또 ‘학창시절’과 ‘성격의 장단점’ 항목에는 각각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겁니다”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습니다”라고 기재했다.
김씨는 총 5개 기업에 유사한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이후 해당 기업들은 모두 김 씨에게 연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력서에 2018년 3월 용인대 격기지도학과를 졸업했다는 허위 학력을 기재하기도 했다.
김 수석은 이에 대해 “아들이 불안과 강박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김 수석이 아들의 취업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김 수석이 사퇴를 한 배경을 두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민께서 느끼실 정서에 대해 즉시 부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김 수석은 이날 오후 직접 입장문을 내고 아들의 자기소개서 논란에 대해 해명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아직 김 수석의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임기말 레임덕을 가속화 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속히 후임 수석을 인선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문재인정부 다섯 번째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김 수석은 참여정부 법무비서관 시절 민정수석·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김 수석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등을 지냈고, 현 정부 들어서는 감사원 감사위원을 3년여간 역임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