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고강도 거리두기 지침을 적용하며 자영업자들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대형 카페가 “24시간 정상영업한다”며 방역 지침 전면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애초 자영업자 온라인커뮤니티에 공유된 이 업체 방침은 여러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도 퍼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오죽하면 그랬겠냐” “드디어 나왔다” 등 응원과 공감의 목소리가 있지만 “방문 손님도 벌금을 받는데 현실성 없다” “방역을 더 어렵게 하는 것에 따른 책임은 확실히 져야 할 것” 등의 비판도 팽팽히 맞섰다.
해당 안내문의 사진은 지난 20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처음 올라왔다. 사진을 보면 이 업체 측은 대표 실명과 가게 이름을 모두 공개한 안내문에서 “본 매장은 앞으로 정부의 영업시간제한 지침에도 24시간 정상영업한다”며 “정부의 이번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 14곳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해당 카페는 지난주 서귀포점을 폐업하게 됐고 지난 1년간 누적적자가 10억원을 넘었으나, 그 어떤 손실보상금도 전혀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운영해 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와 용서, 그리고 많은 이용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업체는 원래 24시간 운영하는 대형 ‘프리미엄 카페 &펍’ 매장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반복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 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을 영업 형태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일부 회원들은 “감동이다” “드디어 나왔다”라며 이 안내문을 공유했고, 여기에는 “속이 다 후련하다” “개인은 하기 힘들지만 함께라면 할 수 있다”며 집단행동을 요구하거나 응원하는 댓글 등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글에 한 회원이 “실제 방침을 어기고 24시간 운영해도 벌금은 크지 않은데 이슈화되면 프랜차이즈 광고효과가 더 크다. 10억원 이상 매출 감소했는데 지원금 한 푼 못 받은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며 의문을 제기하면서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노이즈마케팅이 의심된다는 반응이 나온 반면 “벌금뿐 아니라 영업정지를 받을 수 있는데, 진심으로 더는 못 버티겠고 오죽 화가 났으면 그러겠냐”는 반론도 이어졌다.
일반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업체의 안내문을 놓고 누리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신고해서 벌금을 물게 해야 한다” “책임은 확실하게 져야 할 것” “간 사람도 벌금이라 어차피 갈 사람 없을 것” 등 비판한 반면 “언제까지 무의미한 거리두기를 하겠나” “2년간 할만큼 했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방역패스 강화와 함께 사적모임 가능 인원을 최대 4인으로 축소하고 카페 등 이용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특별방역대책을 적용키로 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강화된 방역 지침에 큰 손실이 불가피한 소상공인에 대해 적극적 보상을 약속했지만, 자영업자들은 실질적 보상을 기대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