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김진국 민정수석 투명해”…조응천 “자제 촉구”

입력 2021-12-21 07:33 수정 2021-12-21 11:08
박범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아빠찬스’ 보도에 대해 “김 수석은 투명하다”며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같은 여당 소속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박 장관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공정과 법치의 상징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불필요한 언행이라는 지적이다.

박 장관은 전날인 20일 밤 페이스북에 김 수석 아들 관련 기사와 함께 “제가 이 기사를 포스팅하는 이유는 김 민정수석은 투명하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김진국 민정수석 아들, 입사지원서에 아빠찬스…김 수석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제하의 MBC 기사를 공유했다.

이에 조 의원은 21일 오전 페이스북에 ‘박범계 장관의 자제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김진국 민정수석이 가족사를 포함한 소상한 자초지종을 밝히고 사과하였으면 차분히 청와대의 입장과 국민의 판단을 지켜볼 일”이라고 먼저 말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이 극도로 요구되는 현시점”이라며 “법무장관이 개인적 확신을 근거로 오지랖 넓게 청와대 참모의 사적영역에까지 선제적으로 방어하려 나서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장관의 직분에 어울리지도 않게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사적인 판단을 섣불리 표출함으로써 스스로 적격 시비를 자초했다”며 “사과를 한 민정수석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자칫 대통령까지 부담을 지을 수도 있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박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그동안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우리 당과 후보의 노력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며 “박 장관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날 MBC 보도에 따르면 김 수석의 아들 김모씨는 최근 한 컨설팅업체의 금융영업직에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 ‘성장 과정’ 항목에 “아버지께서 김진국 민정수석입니다”라고 적었다. ‘학창시절’ 항목에는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썼고, ‘성격의 장단점’에는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다”고 적었다. ‘경력사항’에도 “한번 믿어보시라. 저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제가 이곳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재했다.

김씨가 이력서에 적은 학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2018년 3월 용인대 격기지도학과를 졸업했다고 썼지만, 해당 학과를 졸업하지 못한 채 다른 대학에 갔다가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같은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5개 기업에 제출했다.

김 수석은 MBC에 “아들이 불안과 강박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며 “있을 수 없는 일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