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지난주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며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뉴욕주에선 4일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이 나왔다. 백신과 마스크 의무화 재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20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도시 전체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명령을 재개했다. 바우저 시장은 “비상사태 선포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행정적 수단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6개 실행 계획을 가동한다”고 말했다.
워싱턴DC는 당장 2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들어간다. 시 공무원들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도 맞아야 한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워싱턴DC의 최근 1주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360명(지난 19일 기준)으로 2주 전보다 무려 252%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까지 보고됐다.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도 최근 1주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760명으로 2주 전보다 50% 증가했다. 입원환자는 1425명으로 30% 증가했다. 메릴랜드주에선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의 남편인 래리 호건 주지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뉴욕주도 전날 2만3400건의 신규 확진 사례를 기록하며 코로나19 핫스폿으로 떠올랐다. 2주 전보다 80% 증가했다. 캐시 호철 주지사는 “신규 확진의 수직 증가”라고 말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주 안에 오미크론 감염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곧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미쉘 우 시장은 다음 달 중순부터 레스토랑, 피트니스 센터 등 실내 공간 입장 시 코로나19 백신 증명서를 요구하는 내용의 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미 전역의 코로나19 환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CNN 방송은 존스홉킨스대학 자료를 인용해 하루 평균 신규 환자가 전주 대비 10% 늘어난 13만499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NYT는 “코네티컷, 메인,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등 6개 주는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지만, 코로나19 사례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보건부 집계 기준 전체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거의 80% 수준으로 상승했다. 응급 병상(ICU) 중 코로나19 환자 비율은 22.3%까지 올라갔다. ICU 환자 5명 중 1명은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것이다. 로드아일랜드주는 병상 가동률이 88%까지 치솟았고, 지역 내 병원 40%가 의료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45개 주와 워싱턴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로 번졌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봉쇄조치가 시작되자 주가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장보다 1.23%, 1.14%, 1.24% 하락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2.11달러) 급락한 68.6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추가 대응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백신 접근성을 늘리고, 접종을 촉구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며 “국가 폐쇄에 대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입원과 사망을 유발할 것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