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여유없어 생긴 일” 해명에 이준석 “사과 같지도 않은…”

입력 2021-12-21 06:27 수정 2021-12-21 10:1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사진)과 조수진 의원.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라며 사과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를 보니 기가 찬다”며 재차 거취표명을 요구했다.

전날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인 조 최고위원이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 링크를 공유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과했지만, 이 대표가 구체적인 해명 내용을 문제 삼고 이를 거부한 것이다.

이 대표는 21일 새벽 페이스북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해놓은 것 보니 기가 찬다”고 말했다. 이는 조 최고위원이 전날 밤늦게 이 대표에게 사과하면서 “아침 상황이 정리가 잘 된 것이라는 문자와 유튜브 링크를 받고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속 통화를 요청하는 출입기자 세 분에게 전달해드렸다”며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적은 페이스북 글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조 최고위원은 이 글에서 “아침 6시에 일정을 시작해 조금 전 하루를 끝냈다. 연휴가 끼어 2박3일로 예정됐던 지방 일정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생겼다”며 “조금 전 1박2일로 단축된 일정이 확정됐다. 중요한 언론단체 행사 참석 문제도 어떻게든 끝까지 조율할 필요가 있었다”고 숨가쁜 일정을 보낸 점을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여유가 없어서 당대표 비방하는 카톡을 언론에 돌린 건 이재명 후보가 누구 돕다가 음주운전 했고 누구 변호하다가 검사사칭 했다는 이야기랑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0일 한 기자에게 이준석 대표 관련 영상링크를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화면을 캡처한 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그리고 전화하는 기자에게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링크를 ‘보지도 않고’ 던져요?”라며 “도대체 우리 공보는 가세연 영상을 왜 보고 있으며 공보의 역할이 기자에게 가세연 링크 던져서 설명하는 방식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조 최고위원을 향해 “후보자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대응 하시겠느냐”며 “더 크게 문제 삼기 전에 깔끔하게 거취표명하라”고 압박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에도 “도대체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은 왜 공보업무에 집중 못 하고 이준석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가세연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들에게 전송하고 계시느냐”고 비판하면서 “알아서 거취표명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최고위원이 ‘이준석 황당한 이유로 난동’이라는 문구가 제목에 들어간 한 유튜브 영상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공유한 장면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고성을 내면서 충돌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게 “내가 왜 그쪽의 명령을 들어야 하느냐” “나는 (윤석열) 후보 말만 듣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갔다고 한다. 이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정치를 하다 보면 서로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어떻게 군사 작전하듯이 일사불란하게 하겠나.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고 발언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