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국민의힘 서울시당 부대변인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신지예 한국여성네트워크 대표를 두고 “몇 번 쓰다 버리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20일 페이스북에 ‘신지예 합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알려진 신 대표가 그동안 자신이 비판해 왔던 정당의 대선후보와 손을 잡자 “자리만 좋은 데 준다면 언제든지 국민의힘 쪽으로 투항할 준비가 됐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페미 진영이 아무리 따뜻하다고 해도 정식 기득권 양대 정당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이는 페미 진영의 단일대오를 보수정당이 충분히 흔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누가 좀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으로 소위 뜨면, 국민의힘이 영입하고 사실 몇 번 쓰고 버리면 된다. 그러면 페미로서의 영향력은 사실상 소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부대변인은 그동안 신 대표가 보여준 ‘페미니스트 정치인’ 행보에 대해서도 “솔직히 여유로운 도시 중산층의 페미 행보거나 그냥 뜨려고 일종의 생계형 페미 하는 것이라는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부대변인은 “이번 신 대표의 국민의힘 합류, 그렇게 나쁘게 안 본다. 앞으로 국민의힘 가고 싶은 신지예 같은 기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이 많아질 거고. 그 경우 페미 진영의 단일대오는 급속히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처럼, 페미 소멸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2030 남성분들 너무 신지예 영입에 화내지 마시고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했다.
해당 글을 두고 일각에서는 “몇 번 쓰다 버리면 된다” 등 페미니스트를 비하하는 일부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부대변인은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윤석열 대선 후보 직속 기구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는 20일 신 대표를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신 대표는 이날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윤 후보가 여성폭력을 해결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좌우를 넘어 전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신지예씨도 대화를 해보면 국민의힘 분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