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주말극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 폄훼 등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조기종영 위기에 빠졌다.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9만명을 넘어서는 등 시청자들의 항의가 거세지면서 광고사와 협찬사들의 ‘손절’이 이어지고 있다. 설강화 주연인 배우 정해인이 모델로 활동 중인 치킨 브랜드 ‘푸라닭’도 설강화 광고를 중단했다.
푸라닭은 20일 홈페이지에 “제작사와 방송사에 설강화와 관련된 일체 제작 지원 철회와 광고 활동 중단을 요청했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광고는 자사 광고모델(정해인) 작품 활동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진행했다”며 “당사 제작지원 광고 진행이 푸라닭을 사랑하는 많은 고객들께 큰 실망감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P&J그룹 넛츠쉐이크도 설강화 제작지원·협찬 철회를 선언했다. 헤어케어 브랜드 다이슨은 광고 중단을 요청한 상태다. 다이슨은 이날 SNS에 “설강화 광고 편성을 철회했다”며 “해당 드라마의 이슈 사항 인지 직후 바로 조치했다”고 알렸다.
이외에도 차 브랜드 티젠을 비롯해 도자기 브랜드 도평요, 패션 브랜드 가니송, 떡 브랜드 싸리재마을, 한스전자도 광고 송출 중단 및 협찬 중단을 결정했다.
설강화는 독재정권 시절 1987년을 배경으로 남파 간첩과 여대생의 사랑을 담은 시대극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극중 베를린대학 경제학과 대학원생으로 알려져 있는 주인공 임수호(정해인)가 실제로는 남파 간첩이었다는 설정이다. 여주인공 은영로(지수)는 임수호가 데모를 하다 안기부로부터 쫓겨 온 운동권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돕는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한다고 비판했다.
JTBC는 “설강화는 민주화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고,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 글은 하루 만에 동의수 29만명을 돌파했다. 20일 오후 11시 기준 청원 동의수 29만3700명을 넘어섰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