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거대한 태블릿PC’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큰 화면이 필요한 영역을 공략해 생태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21일 IT매체 샘모바일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면 크기가 37.1㎝(14.6인치)에 이르는 갤럭시 탭 S8 울트라를 시장에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갤럭시 탭 시리즈 가운데 가장 화면이 큰 모델이다. 이전에 가장 큰 제품은 31㎝(12.4인치)의 갤럭시 탭S7+였다. 탭 S8 울트라는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1만1200mAh 배터리, 45W 고속 충전 등의 사양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화면을 노트북처럼 쓸 수 있는 덱스(DeX)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탭 S8 울트라에 적용할 계획이다. 노트북만큼 큰 화면을 갖춘 만큼, 이에 걸맞은 사용성을 제공해 활용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태블릿PC 전용 삼성헬스 애플리케이션(앱)도 처음 선보인다. 대형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3열 레이아웃 화면에 각종 건강 정보를 담는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다. 애플도 38.1㎝(15인치) 크기의 아이패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통신 마크 구먼 기자는 “애플이 스마트 홈 허브 역할을 담당할 기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이는 15인치 아이패드 출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애플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성공적인 하드웨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독 스마트 스피커 및 관련 기기에서 힘을 못 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IRP에 따르면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알렉사(Alexa)를 보유한 아마존이 69%로 1위, 구글이 25%로 2위다.
아마존은 지난 9월 39.7㎝(15.6인치) 크기의 아마존 에코 쇼 15를 공개했다. 대형 디스플레이로 날씨를 확인하고, 각종 가전제품을 제어하며 보안영상 확인, 오늘의 할 일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활용하는 홈 허브 역할을 맡는 것이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를 구현하는 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애플은 이 영역에 투입할 기기가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에코 쇼 15와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게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애플이 2022년까지 현재 크기의 아이패드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이른 시일 안에 대형 아이패드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애플이 스마트 홈 허브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도 있다. 우선 가격 정책이다. 애플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품질·기능을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에코 쇼 15는 249.99달러(약 29만8000원)인데 애플이 이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에 비해 애플 음성 서비스 시리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