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은 20일 신지예 한국정치네트워크 대표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소식에 “본인이 ‘히틀러 정당’이라 평가한 정당에서 활동하게 됐다. 그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제3지대 고수’ 발언을 했었다”라고 꼬집었다.
하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신 대표가 윤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에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것을 두고 “황당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하 대변인은 신 대표의 과거 발언을 SNS에 올렸다. 신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부상은 여성의 눈물을 먹고 일어난 일이다. 정치 역사상 근대 민주주의 이후에 약자를 공격하면서 대중 정치인으로 부상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히틀러도 그랬고”라고 말했다.
하 대변인은 “신 부위원장이 한 달 전쯤 한 말”이라며 “그가 보여준 행보를 정치적으로 어찌 설명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이 대표의 부상이 ‘여성의 눈물을 먹고 일어난 일’이라 했는데, 그렇다면 본인은 여성의 눈물을 훔쳐서 간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페미니스트가 국민의힘을 지지할 수도, 민주당을 지지할 수도, 정의당을 지지할 수도, 독자정당을 만들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신 부위원장의 발언은 일반 정치인의 처신으로 봐도 황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 여부를 떠나, 그리고 진보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던 젊은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보통의 제3지대 사람들이 이런 행보를 할 경우 어떤 비판이나 조롱을 받게 될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일갈했다.
또 하 대변인은 “신 부위원장이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제3지대를 고수하겠다면서 했던 말들이 버젓이 남아있다”며 “양당 후보를 ‘조폭과 양아치’에 비유하며 제3지대에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는데, 그렇다면 신 부위원장은 이제 둘 중 어느 그룹에 속하기로 한 것이냐”고 비꼬았다.
그는 “더구나 신 부위원장은 이 대표를 심지어 히틀러에 비유했었는데, 그러면서 그와 같은 정당을 하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조금 황당하다”며 “스스로 나치라 평가하는 집단의 일원이 되시기로 한 거라 봐야 하느냐, 아니면 윤 후보는 이 대표와 갈등을 겪는 사람이라서 괜찮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이어 “‘반페미니즘 청년 남성’을 비난하면서 그들을 몰아내기 위해 더 강력한 남성성에 의존하는 페미니즘 진영 일각의 모순적이고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 대표는 “윤 후보가 여성 폭력을 해결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며 좌우를 넘어서 전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해주셨기에 함께하기로 했다”며 윤 후보 측에 전격 합류했다.
그는 “박원순, 안희정, 오거돈에 이르는 성 착취로 여성 청년들의 삶을 짓밟았다. 윤 후보는 새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며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일원이 되어 윤 후보와 함께 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길에 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2004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2016년 녹색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이후 2018년 서울시장 선거(녹색당),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무소속) 등을 치렀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페미니스트 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무소속 출마하기도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