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재명 후보 ‘전두환 팔이’ 결과는

입력 2021-12-20 15:54 수정 2021-12-20 22:09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역사 인식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전두환 씨의 공과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두 후보의 발언은 차별됩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0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후보가 전두환 씨의 경제 운영에 성과가 있다고 발언한 것은 광주시민 입장에서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권찬탈에 눈이 멀어 평화적 시위를 총칼로 진압하고 ‘폭동’의 누명을 씌운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40여 년간 고통과 억울함에 시달려온 5·18 피해자와 유족의 아물어가는 상처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그는 이 후보가 전두환의 5·18 유혈진압을 ‘중대범죄’로 규정함에 따라 경제적 공과를 두둔한 듯한 발언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 후보 발언에 대해 그동안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아왔다.

이 시장은 더 나아가 “국민의 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 이 후보는 본질에서 차이가 있다”고 명확히 선을 긋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지 앞 즉석연설에서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병존한다”며 전 씨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전두환도 공과가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은 3저(저금리·저유가·저달러) 호황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전두환은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의 범죄자“라고 새삼 강조했다.

야당에서는 이를 두고 “전두환은 5·18과 군사쿠데타한 것 빼고 정치는 잘했다“는 소신을 밝힌 국민의 힘 윤 후보와 다를 게 없는데도 윤 후보만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게 뭐냐”고 비난하고 있다.

야당과 보수층 인사들은 이 후보가 오로지 보수층 표에만 눈이 멀어 ‘전두환 팔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최근 논평에서 더불어민주당 이 후보의 발언과 관련 “사실상 대구·경북을 의식한 전두환 찬양 발언”이라고 전제한 뒤 “똑같은 사안을 두고 유독 야당 후보에 비판을 가했던 이용섭 시장과 일부 오월 단체,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가타부타 아무런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앞서 지난 10월 국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민의 힘 윤 후보의 발언을 강하게 비난하고 광주방문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