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두환 공과’ 발언, 광주시장 침묵 이유…“尹과 큰 차이”

입력 2021-12-20 13:48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의 추모사를 듣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제성과를 옹호한 것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이유를 밝혔다.

이 시장은 “광주 입장에서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면서도 “이 후보는 5·18 무력진압을 ‘중대범죄’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거세게 비판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시장은 20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전두환의 경제 운용에 대해 성과라고 발언한 것은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40여년 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 유족과 광주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적절치는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시장은 “이 후보가 전두환 경제성과를 언급하면서 전제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다.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 받을 수 없다’고 언급한 만큼,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발언이 전혀 흠잡을 게 없진 않지만 ‘선’을 넘지는 않았다고 봤다는 의미다.

이 시장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전두환’ 관련 발언은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는 근본적으로 역사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윤 후보는 전두환을 옹호하는 듯이 발언했지만, 이 후보는 공과 발언 후 전두환을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의 범죄자라고 확실히 결론을 내렸다”고 차이를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지 앞에서 즉석연설을 하면서 “전두환도 공과가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은 3저(저금리·저유가·저달러) 호황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는다”고 발언했다.

야권에서는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최근 이 후보 발언을 가리켜 “사실상 대구·경북을 의식한 전두환 찬양 발언”이라며 “똑같은 사안을 두고 유독 야당 후보에 비판을 가했던 이용섭 시장과 일부 오월 단체,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가타부타 아무런 말이 없다”고 비판 논평을 냈다.

이 시장은 “전두환은 5·18과 군사쿠데타한 것 빼고 정치는 잘했다”고 발언한 윤 후보를 지난 10월 언론 인터뷰와 국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비판해왔다. 윤 후보가 광주를 방문해 사과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