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제성과를 옹호한 것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이유를 밝혔다.
이 시장은 “광주 입장에서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면서도 “이 후보는 5·18 무력진압을 ‘중대범죄’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거세게 비판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시장은 20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전두환의 경제 운용에 대해 성과라고 발언한 것은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40여년 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 유족과 광주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적절치는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시장은 “이 후보가 전두환 경제성과를 언급하면서 전제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다.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 받을 수 없다’고 언급한 만큼,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발언이 전혀 흠잡을 게 없진 않지만 ‘선’을 넘지는 않았다고 봤다는 의미다.
이 시장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전두환’ 관련 발언은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는 근본적으로 역사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윤 후보는 전두환을 옹호하는 듯이 발언했지만, 이 후보는 공과 발언 후 전두환을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의 범죄자라고 확실히 결론을 내렸다”고 차이를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지 앞에서 즉석연설을 하면서 “전두환도 공과가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은 3저(저금리·저유가·저달러) 호황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는다”고 발언했다.
야권에서는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최근 이 후보 발언을 가리켜 “사실상 대구·경북을 의식한 전두환 찬양 발언”이라며 “똑같은 사안을 두고 유독 야당 후보에 비판을 가했던 이용섭 시장과 일부 오월 단체,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가타부타 아무런 말이 없다”고 비판 논평을 냈다.
이 시장은 “전두환은 5·18과 군사쿠데타한 것 빼고 정치는 잘했다”고 발언한 윤 후보를 지난 10월 언론 인터뷰와 국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비판해왔다. 윤 후보가 광주를 방문해 사과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