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겨울 나러 몽골에서 다시 울산으로

입력 2021-12-20 13:47 수정 2021-12-20 13:48

올해 초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치료 후 방생된 독수리 두 마리(윙태그 66·67) 중 한 마리(윙태그 66)가 건강한 모습으로 울산에 다시 찾아왔다.

20일 울산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따르면 최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 일대에 겨울 철새인 독수리 수십마리가 날아와 먹이활동 중이다.

독수리는 환경부지정 멸종 위기 2급으로 매년 11월부터 한반도로 남하해 약 2500개체가 월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울산에는 매년 340~500마리가 찾는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은 떼까마귀에 이어 독수리의 겨울나기 터로 자리잡고 있다.

윙태그 66 독수리는 지난 1월 겨울 농약을 섞인 먹이를 먹고 쓰려진 채 발견돼 울산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떼까마귀를 싫어하는 일부 농민이 농약을 뿌려둔 먹이를 먹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이를 발견한 운전자가 울산야생동물구조센터에 신고했고, 위 세척과 함께 치료와 재활이 병행됐다.

구조 당시 장착해 둔 GPS 덕분에 몽골에서 날아온 구체적인 동선까지 밝혀졌다.

이 독수리는 올해 3월 방생된 후 4~11월 7일 몽골에서 머물다가 39일간 약 2200㎞ 거리를 비행해 이달 16일 방생 지점이었던 울산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에 도착했다.

67번 독수리는 울산으로 오지 않고 강원도 철원군 일원에 머무르다가 동쪽으로 이동 중인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동 경로 확인에는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와 울산시, 녹색에너지시민촉진포럼, 물새네트워크가 협력했다.

울산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이번 사례가 독수리 보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독수리 이동경로를 지속해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