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신지예가 尹 캠프 간 이유는 與 조국·성비위

입력 2021-12-20 10:26 수정 2021-12-20 14:03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에게 빨간 목도리 걸어주는 윤석열 후보. 연합뉴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함께하기로 결심한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비위 사건과 ‘조국 사태’를 꼽았다.

윤 후보가 20일 신 대표를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환영식을 열었다. 신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직을 사임하고 윤석열 후보의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수석부위원장으로 일한다”며 “예상치 못했던 행보라 많은 분이 놀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인사를 했다.

신 부위원장은 “현 정권과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으로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빼앗고, 조국의 ‘아빠찬스’ 사태로 우리 청년들이 최소한 살 수 있는 권리를 강탈했으며, 박원순 안희정 오거돈에 이르는 성착취로 또 여성 청년들의 삶을 짓밟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환영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공정하고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 특정 권력이 약자들을 맘대로 짓밟을 수 없는 세상, 구악 정치가 발 딛을 틈이 없는 세상, 대통령의 제왕적 권위주의가 사라지는 세상, 어떤 권력도 약자를 짓밟을 수 없는 세상, 승자독식이 아닌 공생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꿈꾼다고 했다.

그는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첫 번째 목표는 정권교체”라며 “새 시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를 공공선의 방향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그 점에서는 새시대준비위원회의 마음과 제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신 부위원장은 “2018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1.7%로 4등을 했지만 거대 양당의 충격적 편법, 위성정당 설립에 반발하며 오랫동안 몸담았던 녹색당을 나왔다”며 이후 “빽도 없고, 든든한 정당도 없이 무소속으로 걸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제가 빚지지 않도록 십시일반 후원해 주셨습니다. 당선되지 않을 것이 뻔한 후보에게 보내는 응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며 “제가 새시대준비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을 많은 분께서 걱정하시리라 생각한다. 저 또한 고민이 많았다”고도 말했다.

신 대표는 2004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2016년 녹색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중앙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2018년 서울시장 선거(녹색당),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무소속) 등에 출마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페미니스트 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달고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렀다.

지난 2020년 지방선거 신지예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 포스터. 신지예 후보 페이스북

신 부위원장은 ‘페미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여성들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신 대표는 지난 9일 유튜브를 통해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여성 유권자들 연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 채널을 보시는 분들이라도 제3의 후보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여라”라며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될 수도 있다. 그게 누구든 페미니즘 여성 정책을 잘 이야기하고 진실성 있게 대응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 부위원장은 “왜 대선 주자들은 여성의 표에 관심을 갖지 않는가. 최근 일어난 정치적 백래시의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부터 시작”이라면서 “30대 당대표가 처음 당선된 과정에 ‘펨코’라고 하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큰 기여를 했기 때문”이라며 2030 남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이 대표의 지지기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 대표는 지난 7월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젠더갈등을 조장하는 혐오정치를 규탄한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작은 정부론 등을 거론하며 여가부 폐지론을 주장해 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