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2022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보통 새해 첫 업무일에 신년사를 내는 관례를 생각하면 열흘 이상 이른 시기다. 느슨해질 수 있는 연말연시를 빨리 마무리 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내년을 준비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이날 전 세계 LG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안녕하십니까, 구광모입니다’를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우리가 나아갈 길이 있다”면서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할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지금까지 LG는 양질의 제품을 잘 만드는 일에 노력해 왔지만, 요즘 고객들은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한다”며 “고객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 때문에 감동한다”고 말했다.
또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꼈을 때 만들어진다.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도 바로 이런 ‘가치 있는 고객 경험’ 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회장은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위한 출발점으로 ▲고객을 구매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LG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단계의 여정을 살펴 감동할 수 있는 경험 설계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하고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관계 형성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2019년 첫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한 이후,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구체화해왔다. 2019년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세 가지로 정의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올해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집중할 것을 강조해 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