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맹위에 미 보건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오미크론의 미국 상륙은 한 달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경우 신규 확진자 절반 넘게 오미크론이 차지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보건 당국은 조만간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지난해 겨울 최악의 확산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9일(현지시간) NBC, CNN 등 방송에 나와 “오미크론에 대해 매우 분명한 한 가지는 그것의 놀라운 확산 능력과 전염력이고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미크론이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특정 지역에서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신규 확진자의 50%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감지됐다. 곧 오미크론이 그 지역을 지배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미국 43개 주에서 발견됐다.
파우치 소장은 “겨울이 깊어감에 따라 앞으로 힘든 몇 주 또는 몇 달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백신 접종 대상자 중 너무 많은 사람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오미크론 변종에 대한 유일한 보호막이 될 수는 없지만, 백신 없이는 전염병을 퇴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랜시스 콜린스 국립보건원 원장도 CBS 방송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조만간 100만 건을 넘어설 것”이라며 “1월에는 하루 25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콜린스 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100만 건의 환자가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아플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얼마나 심각할지 알아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입원환자 증가와 사망자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병원협회, 의학협회, 간호사협회는 지난주 “생명을 구하도록 훈련받은 사람들에게 지금 순간은 좌절되고 가슴 아프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뉴욕주는 2만22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역대 최대치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1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가 12만8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1300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파우치 소장과 콜린스 원장이 다가올 겨울에 대한 냉정하지만,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코로나19 돌연변이의 끊임없는 물결로 많은 미국인들이 정신적으로 지치고 낙담해 하면서 국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