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제주의 자연과 그 안의 수많은 생명체의 이야기를 동화적 판타지로 구현해 온 김품창(55) 작가가 ‘제주 환상 들여다보기’를 주제로 작품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제주의 창제 전설에 등장하는 설문대할망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설문대할망은 깊은 바다가 무릎 밑에 찰 만큼 대단한 거인의 모습으로 제주 설화에 전해진다. 한라산을 비롯해 제주도 각지에는 설문대할망 이야기가 지역의 지형을 설명하는 이야기로 각색돼 전승되고 있다.
작가는 제주를 창조한 설문대할망의 품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람과 생명체의 모습을 특유의 상상력으로 의인화해 표현했다.
대작을 즐겨 선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 전시에선 가까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작은 크기의 그림을 주로 내걸었다.
김 작가는 “존재의 가치는 크기에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 작은 크기의 캔버스에서 작업을 했다”며 “행복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내 그림은 존재의 가치와 존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이중섭창작스튜디오전시실에서 모두 23점을 만난다.
김 작가는 강원도 영월 출생으로 추계 예술대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2001년 제주 서귀포에 정착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