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실망!” 내로남불 네거티브에 정치 무관심만 증폭

입력 2021-12-19 18:30

여야 양강 대선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가 불거지고 네거티브 공세가 과열되면서 유권자들 사이에 정치 혐오와 실망감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하거나 하락하고, 부동층 비율이 늘어났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제3지대 후보들도 지지율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면서 대선 무관심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6%, 윤 후보 35%, 의견 유보 의사를 밝힌 무당층은 16%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이달 2일 갤럽 조사에서는 이 후보 36%, 윤 후보 36%, 무당층 15%였다. 10여일 사이에 윤 후보 지지율이 1% 포인트 떨어지고 무당층이 1%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런 흐름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졌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뒤인 11월 16~18일 갤럽 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1%, 윤 후보 42%, 무당층은 14%였다. 이후 윤 후보가 당 내홍과 부인 김건희씨 허위 경력 논란 등을 겪으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가운데, 무당층 비율은 조금씩 올랐다.

특히 20대 무당층 비율이 대폭 늘었다. 지난달 30일~이달 2일 갤럽 조사에서 18~29세 무당층은 24%였는데, 지난 14~16일 조사에선 34%로 급증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19일 “정책 경쟁은 거의 없고 대부분 네거티브 비방만 드러나고 있다”며 “이 후보는 아들 문제, 윤 후보는 부인 문제로 자기모순에 빠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부동층, 특히 2030 유권자들 중심으로 양당 후보에게 실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시국에 대한 긴급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19 [국회사진기자단]

제3지대 후보들은 이런 여론에 편승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양강 후보를 겨냥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초당적 후보 검증기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새로운물결’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당대표로 취임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바뀌겠나. 수신(修身)도 제가(齊家)도 없이 치국(治國)을 논하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제3지대 후보들도 무당층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4~16일 갤럽 조사에서 5%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 전 부총리 지지율은 더 낮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관옥 계명대 교수는 “제3지대 후보 지지율도 5% 내외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파괴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대선 무관심층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문동성 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