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두 후보는 추모식 내내 서로 앞만 응시하는 등 어색한 기류를 형성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윤봉길 의사 묘역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윤봉길 의사 묘역에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참석했다.
이날 만남은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서로의 ‘가족 리스크’에 전방위 공격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이 후보는 아들의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두 후보는 가볍게 악수만 나눈 뒤 별다른 대화 없이 추모식을 지켜봤다. 지난달 22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 때와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이 후보는 추모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께서 꿈꿨던 자주독립의 부강한 나라, 그 꿈을 우리가 반드시 이뤄야 한다”며 “세계에 내세울 만한 문화강국을 만들고자 한 김구 (선생과) 열사들의 뜻을 우리가 잘 기리고,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추모식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25살 꽃다운 나이에 일신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그 정신을 후손들이 잘 새겨서 기초가 튼튼한 똑바른 나라를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시대의 가장 큰 억압에, 그 시대의 청년들이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생각했다”며 “열사의 뜻을 기리는 것은 청년들과 함께 이 시대의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일”이라고 하는 등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이날 행사에는 불참했지만, 당 차원에서 논평을 내 윤봉길 의사를 기렸다. 안혜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순국선열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세계 5대 강국의 기틀을 반드시 바로 세워 대한민국의 번영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국민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