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지켜보자’… 수도권 이어 지방까지 ‘거래 절벽’

입력 2021-12-19 17:20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차갑게 식자 지방도 뒤따르고 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2313건으로 전년 동월 거래량(4380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번 주에 지방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가 98.6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19일(99.3) 이후 1년2개월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사진은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연합뉴스

연말이 다가올수록 수도권 아파트의 거래절벽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와 대출규제 등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눈치싸움’을 하는 모양새다. 기준금리 인상 등 집값 하방압력이 작용하고, 일부 실거래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대세 하락을 확신하지 못하면서 거래부터 막히고 있다. 수도권이 차갑게 얼어붙자 지방 부동산시장도 뒤따라 식고 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2313건(계약일 기준)으로 9월(2699건)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거래량(4380건)의 절반에 가깝다. 특히 거래량이 2000건 수준으로 내려가기는 2019년 3월(2282건) 이후 처음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4월과 6월에 3000건 수준을 보였고, 그 외에는 4000~5000건 규모를 유지했었다.

극단적인 거래절벽 현상은 양도세와 대출규제 등의 변수가 구체적 모습을 드러낼 내년에나 풀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시장도 그동안 양도세 중과 방침이 거래를 막아 집값 하락을 막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양도세에 대한 정부 방침이 확실히 결정되기 전까지 섣불리 매물을 내놓기 어렵게 됐다.

대출규제도 거래를 막고 있다. 집값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대출 없이는 집을 사기 쉽지 않다. 가격을 다소 내린 매물이 나오기 시작해도 개인이 이를 받아내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최근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서울 노원구와 강서구 등은 대출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다. 지난해부터 ‘영끌’로 자금을 마련한 실수요자들이 집값을 끌어올렸는데, 대출규제가 강화하면서 호가는 떨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의 거래량 감소는 지난해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거래절벽과 다른 측면을 보인다. 그동안 거래가 막힐수록 신고가 위주로 일부 지역의 가격은 급등했고, 잠재수요는 여전해 매매수급지수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집값 상승률도 떨어지고 ‘팔자’가 ‘사자’를 앞서고 있다.

서울 부동산시장의 열기가 뚜렷하게 식어가자 지방도 동요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에 지방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는 98.6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19일(99.3) 이후 1년2개월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