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가장 따뜻한 가정을 찾아…영화 ‘노웨어 스페셜’

입력 2021-12-19 16:48
영화 '노웨어 스페셜'에서 아빠 존(제임스 노튼)이 아들 마이클(다니엘 라몬트)와 잠자리에 들기 전 기도하는 모습.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이제 자려고 몸을 누이니 주님, 저희 영혼을 지켜주시옵소서. 밤새 저희를 보호해 주시옵고 아침 햇살과 함께 깨워주시옵소서. 아멘.”

아빠 존(제임스 노튼)은 네 살배기 마이클(다니엘 라몬트)과 잠들기 전 동화책을 읽은 뒤 함께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두 사람의 평범한 일상은 얼마 남지 않았다. 창문 청소부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존은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다.

아내는 마이클 생후 6개월 무렵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떠났다. 존은 친부모 없이 살아야 할 아들에게 가장 완벽한 위탁 가정을 찾는 데 혼신을 다한다. 자기 자신이 위탁 가정에서 자란 존은 자신이 받지 못한 따뜻한 사랑을 아들에게 줄 양부모를 원하지만 쉽지 않다. 마이클의 거처를 어서 결정해야 한다고 종용하는 위탁 가정 직원에게 존은 “내 인생 최대의 결정”이라고 화를 내고야 만다.
아빠 존의 생일파티를 열고 있는 존과 마이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입양아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인생을 만들기 위해 마이클을 입양하려는 부부, 자신의 정서적 결핍을 메우기 위해 아이를 필요로 하는 싱글맘, 아이를 갖지 못하지만 완벽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입양아를 찾는 가족 등 다양한 위탁 가정을 마이클과 함께 돌아보며 존은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집’은 어느 곳인지 고민한다.

두 사람은 담담하게 추억을 만들어간다. 존은 먼 훗날 아들에게 전해질 ‘기억 상자’에 편지와 사진을 차곡차곡 정리한다. 입양에 대해, 죽음에 대해 묻는 마이클에게 존은 다 그렇게 슬픈 일만은 아니라고 답한다. “네 주변의 공기 속에도, 널 따뜻하게 감싸는 햇살 속에도, 널 적시는 빗속에도, 포도의 맛 속에도 아빠는 있을거야”라고 설명한다.

아빠 존과 아들 마이클이 등교길에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노웨어 스페셜’은 영화 ‘스틸 라이프’로 베니스국제영화제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의 신작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유지하고 있다.

이별을 맞이하는 두 주인공의 자연스럽고 따뜻한 연기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작은 아씨들’, ‘미스터 존스’ 등의 작품에 출연한 아빠 존 역의 제임스 노튼은 차기 제임스 본드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아들 마이클을 연기한 다니엘 라몬트는 천재 신인 아역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개봉.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