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스마트폰, TV사업 재건에 나선다. 중국 시장을 회복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DX부문 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인사,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구성됐다.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부문과 소비자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을 뒀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은 30% 가량을 차지한다. 다만 대부분 매출은 반도체에서 나온다. 스마트폰은 0%대까지 점유율이 떨어진 상태다. TV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중국 업체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TV와 스마트폰 모두 글로벌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중국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계기로 중국 사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사업혁신팀은 반도체를 뺀 TV, 스마트폰 등 세트부문을 점검하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의 잇단 부진으로 2018년 텐진 스마트폰 공장, 지난해 11월 텐진 TV공장 운영을 중단했었다.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생산시설을 베트남 등으로 옮긴 상태다. 하지만 LCD 등 주요 부품을 여전히 중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관리의 필요성 때문에라도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영향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사업혁신팀 출범을 기점으로 중국 내 마케팅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TV에선 내년 출시할 퀀텀닷(Q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은 기술과 원가 경쟁력이 앞서있는 폴더블폰을 축으로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가격경쟁이 치열하고, 애국소비 성향도 강해 단기간에 점유율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세계 1위 수성을 위해선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