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덜 뀌는’ 품종으로…제주 ‘탄소발자국 줄이기’ 나섰다

입력 2021-12-19 14:21 수정 2021-12-19 14:41
제주의 한 농가에서 사육 중인 한우. 제주도 제공

제주 제주시가 55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친환경 에너지타운 조감도. 제주시 제공

제주 제주시가 제주지역 젖소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홀스타인 종(사진 왼쪽)을 저지 종으로 교체한다.

제주 축산 현장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가축 품종 교체와 폐에너지 활용 등 지역 특성을 접목한 폭넓은 축산 그린뉴딜 사업이 도 전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부터 친환경 젖소로 품종 교체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 제주시는 기존의 홀스타인(Holstein) 품종을 친환경적인 저지(Jersey) 종으로 교체하는 내용의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희망 농가를 접수 받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흑백 얼룩을 가진 대표적인 젖소 종인 홀스타인은 산유량이 많지만 체구가 큰 만큼 사료를 많이 먹고 분뇨 배출도 많다.

새롭게 도입하는 저지 종은 홀스타인에 비해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단백질과 유지방 함량이 풍부해 상품성이 높다. 체구가 홀스타인의 절반 가량으로 사료 섭취량과 분뇨 배출량이 적고 분뇨 내 인산 함유량이 낮아 오염 부하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시는 젖소 사육농가가 고령화되고 퇴·액비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더 작고 고품질의 우유를 생산하는 개체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품종 교체는 내년부터 5년 간 진행된다.

제주의 대표적인 양돈단지인 한림읍 금악리에는 친환경 에너지타운이 조성되고 있다.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와 폐열을 이용해 곤충사육시설을 운영하고 여기서 길러진 동에등애를 가축 사료에 단백질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내년 5월 가동된다.

전력 사용이 많은 축산농가에 전기차 사용후배터리를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로 활용하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에서 떼어낸 배터리를 축산 농가에 에너지 저장장치로 구축하고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저장해 축산 시설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도는 2012년부터 ‘탄소없는 섬 2030’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보급에 주력해왔다. 9월 기준 전국에 보급된 전기차 20만대 가운데 2만4000대가 제주에서 운행 중이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지난해 기준 1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도는 이 같은 지역 자원을 활용해 제주가축분뇨자원화시설, 축산물 공판장 등 축산분야 주요 공동시설 3곳에 시범 적용한 뒤 1차 산업 전반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홍충효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전지구적 과제에서 축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친환경 축산업 육성사업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15%에 달한다.

한편 탄소 발자국은 개인 기업 국가 등의 단체가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에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2006년 영국의회 과학기술처가 제품 생산 시 발생 총량을 탄소 발자국으로 표시하자고 처음 제안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