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매헌 윤봉길 의사 추도식 이후 ‘가족 리스크’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후보는 “자식을 둔 죄인”이라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고, 윤 후보는 “처의 미흡한 부분에 사과를 올렸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 주장에 사실과 다른 부분도 많다”고 항변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윤봉길 의사 묘역에서 열린 순국 89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두 후보는 이날 추도식 이후에도 각자 ‘가족 의혹’에 대한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아들 의혹’이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에 대해 선제적으로 정면 돌파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자 착잡한 표정으로 “자식을 둔 죄인이니까”라며 입술을 뗐다. 그러면서 “필요한 검증은 충분히 하시고, 또 문제가 있는 점에는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 아들의 예금액이 도박 사이트를 이용할 당시 급증한 이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 후보 아들의 예금은 2019년 재산신고 때 87만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5004만원으로 늘었다. 이 후보는 질문을 받고는 잠시 침묵하다 “관보에 다 나와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이 후보는 정부가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손실보상과 별개로 1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주기로 한 데 대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방역을 위해 국민의 경제활동을 제약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국민의 어려움을 감안해 여야 합의와 추경 편성이 가능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후보도 취재진의 가족 의혹 질문을 피해 가지 못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에서 김건희씨의 미국 뉴욕대 학위가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 처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국민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사과 올렸습니다만, 또 민주당 주장이 사실과 다른 그런 가짜도 많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들은 (기자) 여러분이 잘 판단해주시고, 제가 일일이 답변드리기는…”이라며 말을 흐렸다. 이어 “나중에 필요하면 대변인 통해서 (확인)하시죠”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 아들 논란에 대한 입장’ 질문에는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두 후보는 윤봉길 의사 89주기에 대해서도 각각 짤막하게 언급했다. 이 후보는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가 꿈꿨던 자주독립의 부강한 나라, 세계에 내세울 문화강국이 되고자 했던 꿈을 현실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윤봉길 의사가 25세의 꽃다운 나이에 일신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정신을 후손들이 잘 새겨서, 기초가 튼튼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