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호주 순방’ 비난에 박수현 “성과마저 폄훼하나”

입력 2021-12-19 11:48 수정 2021-12-19 13:22
3박4일간 호주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내외가 지난 15일 호주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순방을 가리켜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19일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의 성과마저 폄훼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자세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은 국내 코로나 상황이 엄중해진 가운데 호주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며 “극히 일부이겠지만, ‘이 와중에 해외를 가느냐? 외유 아니냐?’는 비난이 눈에 보이는 듯 선했지만 호주의 거듭된 요청과 정해진 국빈 방문을 미룰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문재인정부 국정운영의 본질은 선전이다. 그러니 시급한 외교 사안도 없는 호주까지 가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찍은 셀카를 SNS에 올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내외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시드니 총리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내외와 함께 휴대전화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김병민 대변인도 논평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국민 고통이 극에 달했지만 위기의 순간에 문 대통령은 국민 곁에 있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박 수석이 이날 올린 글은 야당의 공세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는 먼저 “대통령은 자원 부국인 호주의 핵심광물 확보를 통한 공급망 강화라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 순방의 성과를 자평했다. 아울러 “공급망 확보와 다각화에 호주만큼 유리한 나라는 흔하지 않다”며 “게다가 우리의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1조원 규모의 방산 수출이라는 커다란 국익까지 곁들여 있는 호주방문이었으니 아무리 높이 평가한들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문 대통령이 호주에서 귀국한 이후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우즈베키스탄과의 정상회담에서 ‘희소금속 다각화’를 위한 협력에 합의했다”며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대통령은 잠시 쉴 틈도 없이 우즈베키스탄과의 정상회담 자료를 살펴보아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SNS에 "지구 남반구,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인 호주를 방문한 것은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 협력과 방산 협력을 위해서입니다. 탄소중립 기술을 나누고 수소 협력, 우주 개발도 함께할 것입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또 “국내 도착 후 PCR 검사를 받은 대통령은 관저에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관련 보고서를 새벽까지 읽으며 상황을 점검했다”며 “몇 시간이라도 휴식을 취하길 바랐지만 여지없이 티타임 참모회의가 소집됐다. 며칠 만에 뵙는 대통령의 입술은 붓고 터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차마 뵙기조차 송구스러우나 코로나 방역강화 조치로 고통받는 국민을 생각하면 대통령께 ‘얼마나 노고가 크셨습니까’라는 인사 한마디도 드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일상회복의 준비부족으로 국민께 또 고통을 드리게 된 것은 대통령도 사과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의 성과마저 폄훼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자세가 아니다”며 일각의 비판론을 성토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