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치료 중이던 코로나19 확진 임신부가 진통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지만, 병상 부족으로 헤매다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18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양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49분쯤 양주시 광적면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산모 A씨가 하혈과 복통을 겪고 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일반적 상황이었다면 출동한 119구급대가 A씨를 다니던 산부인과로 이송했겠지만, A씨는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 치료를 받던 중이었기 때문에 일반 산부인과 이송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방역지침상 응급환자가 확진자라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A씨를 구급차에 태우고 보건소의 협조를 얻어 인근 병원들에 연락을 취했으나 16곳의 병원으로부터 확진자를 수용할 병상이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출산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구급대원들은 원격으로 소방의료팀 지도를 받아 구급차 안에서 분만을 시도했다. 다행히 출동 구급대원 중 1명은 간호사 특채로 임용된 박은정 소방사였고, 함께 순산을 도운 최수민 소방교도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을 소지한 구급대원이었다. 이들은 구급차 안에 확보해둔 분만 세트를 이용해 분만을 유도, A씨는 이날 오전 1시36분쯤 아기를 순산했다.
구급대원들은 신생아의 코를 막은 이물질을 제거한 뒤 호흡과 체온을 보호하면서 ‘병상이 있다’는 연락이 닿은 서울의료원으로 산모와 아기를 무사히 이송했다. 두 구급대원은 “생명의 소중함과 구급활동을 통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수원에 거주하는 임신부가 코로나19로 재택 치료 중 진통을 느껴 구급차를 탔지만 40군데 병원에서 병상이 없다고 거부해 10시간을 기다린 끝에 병원에 도착해 출산한 바 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