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이 이달 말 출간된다.
17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수감생활 중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편지에 대한 답장을 모은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를 출간한다. 책 제목은 지지자로부터 받은 편지 글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책 서문에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믿었던 주변인물의 ‘일탈’로 인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모든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혔다”고 했다.
이어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충실하게 이행했던 공직자들이 고초를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며 “무엇보다도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했던 이들이 모든 짐을 제게 지우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도 느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버렸고, 모든 멍에는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실망을 드렸음에도,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는 편지를 보내 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견뎌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을 내게 된 것에 대해 “답장을 묶어 책으로 내면 편지를 주신 분들께 간접적으로나마 답신을 드리는 게 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어 변호인과 상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깊은 어둠의 시간들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해 주시며 격려와 사랑을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지지자의 편지에 “거짓은 잠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세상을 속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그 모습을 반드시 드러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장했다. 책에는 여러 지지자들의 질문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답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자들의 편지 및 박 전 대통령의 답장을 취합하는 작업은 유영하 변호사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아왔던 최측근 인사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직 파면 결정 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 발부로 구속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은) 보수 외연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