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사실로 물의를 빚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장남 이동호씨가 온라인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여성 비하 표현이 논란이다. 민주당 선대위 성평등자문단 공동단장을 맡은 권인숙 의원이 해당 표현을 두고 “평범하다”고 발언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권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함께 출연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로부터 “(이씨가) 굉장히 다수의 여성 혐오적인 발언들을 게시판에 남기셨더라. (권 의원은) 성평등자문단 공동단장 맡고 계시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서 한 말씀 해 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권 의원은 “지금 그런 식의 발언들은 너무 저희가 많이 경험해서 굉장히 안타깝지만 평범하기도 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그것이 어떤 개인의 의식이라든가 이런 것을 제가 평가하고, 그에 대해 대응하고 이런 것은 아닌 거 같은데 그런 식의 행동들에 대해서 후보가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소화하려고,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가의 문제는 저희가 굉장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계속 그 부분에 대해서 이전에도 이런 식의 여러 사회적 현상이라든가 그다음에 20대의 살아나가는 모습들, 주장들 이런 부분에 대해 후보하고 논의를 많이 했었다. 앞으로도 그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대선 후보 아들의 발언 자체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보이는 성차별적인 발언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 중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권 의원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어떻게 이런 표현을 평범하다고 말하느냐’며 반발했다.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 남성들이 이 후보 아들처럼 여성 혐오 발언을 한다고 생각하느냐”며 “이거야말로 남성 혐오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씨의 특수한 개인적 사례를 마치 20대 남성들의 평범한 일상문화인 것처럼 일반화했다는 지적이다.
다른 누리꾼들도 “이거야말로 선택적 분노다” “피해호소인이라는 단어를 만든 정당답다” “여성운동 전체를 욕보이지 말라”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권인숙 의원실 관계자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젊은 남성들이 욕을 많이 섞어 쓰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냐”며 “그런 맥락에서 일반적이다, 평범하다고 말씀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씨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사용한 닉네임으로 작성된 발언들이 캡처돼 떠돌고 있다. 원 게시물은 삭제됐지만 이를 캡처한 글들이 남아있는 상태다. 해당 발언들은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고, 성매매에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듯한 표현 등으로, 왜곡된 성의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