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에 파리까지…1년여 방치된 대기업 식품 쓰레기 산

입력 2021-12-17 16:21
논산시 광석면의 한 공장 야적장에 쌓여있는 폐기물. 논산시 제공

충남 논산시의 한 공장에 대기업의 식품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1년 여간 방치돼 온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논산시 등에 따르면 논산시 광석면의 한 공장 야적장에는 유통기간이 지난 대기업 장류 제품 및 즉석요리 식품 등 1800여t이 1년 넘게 방치돼 있다. 이는 CJ대한통운 위탁을 받은 A폐기물 처리 업체가 경기 용인 수원반품센터에서 옮겨온 폐기물이다. A업체는 임가공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후 공장을 임차해 쓰레기를 적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치된 음식물들이 썩으면서 인근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파리 등 벌레가 꼬이는 것은 물론 악취가 진동해 인근 10여 가구 주민들이 창문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논산시는 지난해 10월 쓰레기 때문에 냄새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공장을 방문해 쓰레기 더미를 확인했다. 이후 A업체에 쓰레기를 치우라는 행정 명령도 내렸다.

시 측에서 4차례 제거 명령을 했지만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았고 시 측은 업체를 폐기물 불법 처리 혐의로 고발했다. 시 측은 폐기물 처리를 의뢰한 CJ대한통운에 대해서도 사업장폐기물 제출 위반 혐의로 특별사법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업체의 대표는 CJ대한통운 퇴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논산시의 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받지 않고 2018년 5월부터 불법 영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CJ대한통운은 논산지역 폐기물 업체와 새로 계약을 맺고 폐기물 처리에 들어갔고 다음달까지 제거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입장문을 통해 “폐기물 처리 협력업체가 무허가였고 폐기물을 몰래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달 관계당국 통보를 받고 처음 인지했다”며 “자체 조사 결과 A업체는 폐기물 담당 직원이 차명으로 설립한 무허가 업체였고 위탁 계약 후 한 달 만에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측은 “담당 직원이 고의적으로 회사를 속이고 저지른 행위이지만 관리감독 소홀 등 법적·사회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최대한 작업을 신속히 끝내겠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