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이 휘두른 둔기에 맞은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9)이 자신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면서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피의자는 경찰에 체포된 후 “조두순을 응징하면 내 삶에 가치가 있을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17일 특수상해 혐의로 전날 현행범 체포된 A씨(2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50분쯤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조씨의 거주지를 찾아가 둔기로 조씨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가격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기도 내 한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의 성범죄 전력에 적개심을 느끼고 퇴근 후 그를 찾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집 앞에서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소개하며 현관문을 두드렸다. 조씨가 문을 열자 욕설과 함께 실랑이를 벌였고 집 안에 있던 둔기를 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함께 있던 조씨의 아내가 주택에서 20m 가량 떨어진 경찰 치안센터로 곧바로 달려가 범행을 신고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조씨는 얼굴 부위가 일부 찢어지는 상처를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전날 밤 피해자 조사를 받은 후 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이 심경을 묻자 “죄송하다. 다 나로 인해 이뤄진 거니까…”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씨의 성범죄 범행에 분노했고 공포를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집을 찾아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월 9일에도 조씨를 응징하겠다면서 흉기가 든 가방을 메고 조씨 주거지에 들어가려다 적발돼 주거침입 등 혐의로 입건됐었다.
조두순은 아동 성범죄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한 후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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