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야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초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달아 발표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환장하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5.4%를 기록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33.3%)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3.5%,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3.1%로 뒤를 이었다. 조사는 유·무선(무선 87%, 유선 13%) 전화면접조사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7.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 대표는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원래 연말연시 기간은 여론조사의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그래서 이번 주까지만 하고 정례조사를 안 할 때가 많다”며 “지난주는 저희에게 호재가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민주당에 호재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누가 더 악재에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평가받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측 악재가 하루 이틀 먼저 나와서 선반영 됐던 것이지 이재명 후보의 가족 문제도 꽤 심각한 사안들이 제기돼서 곧 반영되지 않을까 한다”며 “이건 완전히 정치평론가로서 이야기한 것이고, 당대표로서는 환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전략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6개월 이상 보수진영이 오만했던 건 사실”이라며 “경선과 전당대회에서의 흥행으로 인해 초기 15%포인트 정도 격차를 보이면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 건 사실이다. 그 거품을 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가 보수진영에서 가장 안타깝다고 여기는 지점은 너무 많은 숙제를 풀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분은 그걸 넘어서 대통령이 됐는데 ‘여소야대’가 되면 어떻게 하냐는 고민을 미리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영입 인사들을 보면 세를 불리기에는 참 좋으나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보여줄 만한 인사는 아니라는 특이점이 존재한다”며 “그렇게 되면 국민들로부터 ‘저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사람들을 긁어모아서 여소야대를 돌파하려는 움직임만 보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도 싸다. 그래서 저라도 농사짓겠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 36%, 윤 후보 35%, 심 후보 5%, 안 후보 5% 순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다자대결에서도 이 후보는 40.6%, 윤 후보는 41.8%를 기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