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국주의 시기 중국인을 대상으로 자행됐던 대규모 학살인 ‘난징대학살’ 추모일에 한 중국인 여성이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거리를 나섰다가 SNS에서 뭇매를 맞았다.
15일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난징대학살 추모일인 지난 13일 한 여성이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 하이닝(海寧)시 거리를 기모노를 입은 채 활보한다는 신고가 공안에 접수됐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군이 국민당 정부의 수도이던 난징시에서 중국인을 무차별 살해한 사건이다.
중국은 당시 30만명이 넘는 이들이 희생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2014년부터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국가급 행사로 격상해 매년 12월 13일 추도식을 열고 있다.
신고를 받은 공안은 현장에 출동해 여성을 교육하고, 해당 여성도 잘못을 인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일본식 찻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 모델로 활동하고 있어 평소 기모노 차림의 의상을 자주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도 사진 촬영을 위해 가게를 나섰다가 누리꾼들에게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공안국 조사 중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보고 난 뒤에 이날이 국가추모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연이 공개된 이후에도 여성을 겨냥한 누리꾼들의 비난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난징대학살 추모일이 아니더라도 중국의 공공장소에서 기모노를 입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거나 “스마트폰이 있다면 이날이 국가추모일이라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도 기모노를 입고 자신이 친일이라는 것을 표출하기 위해 거리를 활보한 이 여성은 매국노와 다름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할 파출소 측은 해당 여성에 대해 자기비판 등 추가 사상 교육을 실시해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