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래사업에 가속도…신규임원 셋 중 하나는 40대

입력 2021-12-17 11:31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변화와 혁신’에 방점을 찍고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임원 선임을 단행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가신그룹’으로 불렸던 부회장단을 사실상 해체하고,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이끌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면서 미래 사업 분야 강화를 위한 포석을 다졌다.

현대차그룹은 대내외 급격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리더십 확보를 위해 2021년 하반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신속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및 인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한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3명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이다.

이번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젊은 임원 및 연구개발(R&D) 부문 임원의 승진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신규 임원 승진자의 3명 중 1명은 40대고, R&D 부문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은 37%에 달했다. 인사의 무게추를 실적과 미래 사업에 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신규 임원 수를 예년보다 대폭 늘려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고, 변화와 혁신에 대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해 인포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승진 배치했다.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를 각각 부사장에 승진 임명하고, ICT혁신본부장에는 NHN CTO 출신의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 임명했다.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이 가운데 40대는 추교웅(47) 부사장, 장웅준(42) 전무, 김정희(48) 전무, 그레이엄 러셀(47) 상무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영입도 실시했다. 벤틀리, 맥캘란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전략 수립 및 마케팅 분야에 전문성을 쌓아온 그레이엄 러셀 상무를 제네시스 CBO(Chief Brand Officer)로 영입 임명했다. 디자인경영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각각 담당분야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는다.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엔 박정국 사장이 임명됐다.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 이원희 사장, 이광국 사장, 하언태 사장은 각각 고문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정 명예회장의 가신그룹은 해체되고 정의선 회장 직속 사장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됐다.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정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수소,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추진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