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윤석열 두 대선 후보 모두가 가족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씨는 15일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밝혔고, 윤 후보는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장남의 상습 도박 의혹이 터졌다. 이 후보는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매매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외동딸 설희씨와의 화상 대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설희씨는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아버지와 같은 분이 정치를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응원했다.
설희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유펜)에서 수학·화학 복수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2018년 스탠퍼드대에서 이론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현재는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의 로미 아마로 교수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설희씨는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에 촘촘히 박혀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어떻게 열리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설희씨가 제1 공동저자로 발표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 경로를 연구한 논문이 과학 저널 ‘네이처 컴퓨터 화학’에 실렸다. 이 같은 성과에 지난 1일에는 뉴욕타임스(NYT)의 인터넷판 1면 전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설희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대화를 많이 했는지, 많이 했다면 그 비법은 무엇이냐’는 시청자 질문에 “가족이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순도순한 것 같다”며 “(어린 시절) 어머니가 출근하시면, 당시는 안랩 초창기라 아버지께서 많이 놀아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유치원 때 버스를 놓쳤는데 지각하기 싫어서 울며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가 차에 태워 유치원으로 데려다 주셨다”며 “그날 유치원에 1등으로 도착했다”고 일화를 꺼냈다.
설희씨는 “힘들 때 부모님께 전화하면 ‘너무 힘들면 그만둬도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나중에 후회하는 게 싫어 끝까지 해냈고, 덕분에 성숙한 학자가 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부터 별로 간섭하지 않으셨다”며 “다만 ‘하고 싶은 일을 하되 그 분야에서는 최고가 돼라’는 말씀을 들었고, 힘들 때마다 마음에 새겼다”고 했다.
설희씨는 안 후보에게 원하는 정치를 묻자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취업과 주거, 육아 등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한다”며 “저희와 미래 세대를 위해 아버지가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딸로서 아버지가 정치인이어서 불편했던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아버지가 비판을 받고 낙선하실 때 제일 마음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이어 “딸로서는 마음이 무겁지만,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아버지와 같은 분이 정치를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아버지와 같은 분들이 더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줌으로 진행된 이날 대화는 안 후보가 미리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질문을 설희씨에게 대신 던져 답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