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옭아매고 공주는 파티? 망신 당한 네덜란드 국왕

입력 2021-12-17 06:30
카타리나 아말리아 네덜란드 공주. AP연합뉴스

네덜란드 왕실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위반한 카타리나 아말리아 공주의 파티에 유감을 표했다. 만 18세인 아말리아 공주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장녀로, 차기 왕위 계승권자로 예정돼 있다.

아말리아 공주의 생일은 지난 8일. 그는 지난 11일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왕궁의 한 정원에서 생일잔치를 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 “이 파티에 초대된 인원이 21명이지만 참석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네덜란드 왕실이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초등학교의 크리스마스 방학을 앞당기고 식당의 야간 영업을 제한하는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집에선 가족 이외의 인원으로 만 13세 이상을 최대 4명까지만 초대할 수 있다.
국민이 고통을 분담하는 상황에서 방역 지침의 5배를 넘는 지인을 초청한 아말리아 공주는 눈총을 피할 수 없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15일 의회에 서한을 보내 “왕실이 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책임 있게 다루기 위해 노력했다. 초청자는 모두 백신을 접종했고 감염 진단도 요청해 예방책을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판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알렉산더르 국왕은 뤼터 총리에게 ‘장녀의 생일잔치는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잘못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했다. 알렉산더르 국왕은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막시마 왕비와 휴가차 방문한 그리스에서 방역 지침을 위반한 사진이 공개돼 사과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