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미국 매장에서 노조 설립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뉴욕주 버팔로에서 첫 노조가 설립되며 50년간 이어진 무노조 경영이 막을 내린 뒤 미 전역 매장에서 노조 설립 투표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의 스타벅스 매장 두 곳에서 ‘파트너’라는 직책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노조 결성 찬반투표 시행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과 브루클린 매장 직원들은 지난 13일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권한과 책임을 나누지 않는 상태에서 진정한 파트너 관계는 존재할 수 없다. 노조를 결성하는 것이 회사와의 의미 있는 파트너 관계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며 노조 결성 의사를 밝혔다.
보스턴 지역 근로자들은 버팔로 노조 설립의 원인이 됐던 인력 부족, 장비 결함 등 만성적인 문제가 보스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턴 커먼웰스 스타벅스에 근무하는 키이라 클레이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의 의견이 전달이 안되고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의 목소리를 증폭시켜 스타벅스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었다”고 말했다.
NYT는 1주일 전 사상 최초로 스타벅스 노조가 결성된 것을 계기로 미국 전역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조 결성 운동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이 매장이 NLRB에 신청한 노동조합 결성 투표 결과 찬성 19표, 반대 9표가 나오면서 미국 내 스타벅스가 직접 소유한 9000여개 매장 중 최초의 노조가 탄생했다.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50년간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온 스타벅스의 노사 관계 모델은 무너지고 있다. 그간 스타벅스 경영진은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일할 때 매장이 가장 원활하게 작동한다며 수십년간 노조 결성에 반대해왔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버팔로 내 매장 세 곳과 애리조나주 메사의 한 매장을 포함해 5곳이 NLRB에 노조 찬반 투표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