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저나 제 처는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래된 일이라 진상 확인에 시간이 좀 걸린다”며 대국민 사과의 시점은 뒤로 미뤘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의향이 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이 나오자 이 같이 답했다.
윤 후보는 일각의 공식 사과 요구에 대해 “오래된 일이라 진상 확인에 시간이 좀 걸린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내용이 조금 더 정확히 밝혀지면 이러저러한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고 제대로 사과드려야지, 그냥 뭐 잘 모르면서 사과한다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민주당에) 공세의 빌미라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조금 더 확인해보겠다. 하여튼 국민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김씨 관련 의혹에는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씨 이력서에 기재된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 재직 내용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민주당은 협회가 2004년 법인화됐는데 어떻게 이사를 2002년부터 했느냐고 하는데, 2000년부터 연합회 형태가 존재해왔다”며 “거기 있는 분들도 (아내를)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무보수 비상근 이사라고 하는 건 법인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경력증명서를) 그 단체로부터 발급받은 것도 명확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쪽 일방 주장이 꼭 맞는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 주장에 대해선 확인해보겠다. 이런 주장이 전에도 계속돼 왔고, 대부분은 저희가 전체적으로 사실이 아니라는 걸 쭉 설명해왔던 것들”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전날 김씨가 “사과 의향이 있다”고 발언해 여당 일각의 비판을 받은 데 대해서는 “제 처는 어제 기자가 ‘사과하냐’라고 했으면 ‘사과하는 마음’이라고 했을 텐데 ‘사과 의향이 있냐’고 하니까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한 것”이라며 언론 대응이 아직 미숙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과라는 게 의향이 있으면 한참 있다가 하고 그런 게 아니라, 이미 그런 과정을 통해 국민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고 그것을 표현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김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관행’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십수 년 전 사인(私人)으로서 관행에 따라 했다고 해도 현재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의 부인에게 국민이 요구하는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결론이 나오든지 간에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