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드 반대’ 계란 던진 고교생에 “신념보다 대안 찾는 게 내 역할”

입력 2021-12-16 11:1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수를 요구하며 자신에게 계란을 던졌던 고등학생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책임을 언급하며 해당 학생의 선처를 호소했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학생 A군에게 보낸 편지에서 “저에게 계란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에 대해 먼저 송구하다”며 “어떤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는 저의 의사를 수사기관에 명백히 밝힌 만큼, 추가적인 민형사상 처벌이 뒤따르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사드 배치가 국익에 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저는 주어진 현실과 상황에 맞춰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는 정치가”라며 “제 신념을 지키는 것보다 이미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 상황에 기초해 대안을 찾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입장이 약속을 뒤집은 것으로 느껴지셨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고 입장을 설명 드리지 못한 탓”이라고 몸을 낮췄다.

이 후보는 “다시는 계란 던지지 않아도 되는 세상, 오직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제1원칙으로 삼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 하에서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후보는 사건을 담당하는 성주경찰서장에게도 서한을 보내 “저는 이 학생의 행동에서 어떤 위협의 의도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에게 절실하게 호소하고자 하는 의지, 지역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았다”며 “저는 어떤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스스로를 활동가라고 밝힌 A군은 지난 13일 대구·경북(TK) 매타버스 일정차 경북 성주를 찾은 이 후보에게 고성을 지르며 두차례 계란을 던졌다. 이 후보가 직접 맞지는 않았지만 이를 감싸려던 한준호 의원과 경호원들에게 계란 파편이 튀었다.

A군은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돼 하루 유치장에 머무른 뒤 14일 석방됐지만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