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명박·박근혜 석방’ 요청 “이만하면 충분”

입력 2021-12-16 10:41 수정 2021-12-16 12:27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다. 다만 사면과 관련해서는 “다음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모아 결정하면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1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결단을 요청한다”며 “이번 성탄절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를 결정해 주시라”고 밝혔다. 이어 “그분들이 잘못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분들의 구속을 정치 보복이라고 단정해서도 아니다”면서도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고(故)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전례를 들며 문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12·12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전, 노 두 전직 대통령도 감옥에서 보낸 시간이 2년을 넘기지 않았다”며 “두 분을 구속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도 임기가 끝나기 전 두 사람을 사면했다. 그리고 그 사면을 건의한 사람은 다름 아닌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으로부터 지금 두 분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들었다”며 “이분들이 출소 후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린다”며 “두 분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계기로 진정한 국민통합을 시작하고, 두 분의 지금 모습을 정치를 바꾸는 교훈으로, 반면교사로 삼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국민은 역사 앞에 겸손한 대통령, 국민통합을 위해서 반대진영 지지자까지 끌어안는 화합의 대통령을 원한다”며 “저의 요청에 문 대통령의 화답을 기대한다”고 했다.

다른 대선 후보들에게도 목소리를 내줄 것을 촉구했다. 안 후보는 “다른 대선후보들의 동참도 기대한다”며 “대선 후보들이 두 전직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뿐만 아니라, 정치 보복 불가 선언, 협치를 위한 공동 청사진 등 합의만 한다면 누가 당선되어도 통합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이대로라면 지난 4년 반보다 더 큰 분열과 반목의 정치가 시작될 것”이라며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심으로 공격하는 것도 모자라, 두 후보 중 진 사람은 감옥 간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도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안 후보는 “이대로 만약 거대 양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된다면 또다시 대한민국은 5년 내내 심리적 내전 상태에 돌입하고, 나라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쳐다만 보고 있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이제 더 권력은 정적을 치는 칼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 보복이 정권교체의 전리품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행한 역사는 반면교사와 살아있는 교훈으로 삼고, 이제 미래로 나아갈 때”라며 “저 안철수는 이번 대선을 통해서 진영 대신 과학과 실용의 시대 그리고 증오와 복수 대신 화해와 용서를 통해, 국민이 통합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