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백신 안 맞으면 40% 코로나 감염”

입력 2021-12-16 10:20 수정 2021-12-16 12:56

내년 2월부터 만 12~18세 청소년에게도 코로나19 방역패스를 적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학생·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소년 대상 백신 접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5일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장기적으로 보면 접종을 하지 않는다면 소아, 청소년의 거의 40% 정도는 감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아이들의 건강의 관점에서 접종을 권고해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접종을 했을 개인의 건강 관점에서 피해보다 이익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은 명백하다”라며 “안전성도 청소년 대상 접종 데이터를 볼 때 현재까지는 중증 이상 반응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평가 결과를 바꿀 정도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백신으로 인해 심근염이나 심낭염 등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심근염이나 심낭염 같은 것들이 백신 접종으로 생길 수 있는 것보다 몇 배 이상 발생률이 높다”면서 “(백신 접종으로 인해) 심근염이 확인된 사례도 국내에서 10건 이상 있지만 중증으로 진행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이후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상반응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럽지만, 전문학회에서는 인과성이 있기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와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사례를 봤을 때 백혈병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아직까지는 인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 이상반응을 설명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시간적 선후관계가 있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면서 “시간적 선후관계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매력적인 설명 기전이기 때문에, 마치 백신 접종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식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데이터로 접종한 사람과 접종하지 않은 사람의 (백신 부작용으로 알려진 증상) 발생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명백하게 보여드리면 안심이 될 텐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데이터를 빠르게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 교수는 “코로나19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재난 상황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해를 줄이면서도 최대한 분산하는 것”이라면서 “백신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매우 좋은 피해 감소수단이라는 것이고, 개인의 건강 관점에서는 접종하는 게 이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도 지난 9일 ‘코로나19 예방 접종 특집 브리핑’에서 “올해 7월 이후 델타 변이의 유행 후에 전반적인 유행 양상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하지만은 않다. 소아·청소년에게서도 일부 중증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청소년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심근염·심낭염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의 자녀들 사례를 공개했다. 그는 “막내가 14살, 둘째가 15살, 큰 애가 17살이다. 심근염이 많이 나온다는 아들만 셋인 집의 아빠”라며 “큰 애와 막내는 둘 다 2차 접종까지 끝냈고, 둘째만 중간에 같은 반에 확진자가 나와 접종이 밀려서 1차 접종만 한 상태”라고 백신의 안정성을 설명했다.

이어 “의사지만, 나 역시 아이들의 아빠”라면서 “당연히 여러 근거를 가지고 백신이 안전하고, 우리 아이들이 어디를 다니더라도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하고픈 마음에 접종을 시켰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16세, 17세, 특히 남자아이들이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 16세 미만이 되면 우리나라 자료도 그렇고 미국이나 유럽의 자료도 그렇고 심근염 발생 빈도가 더 낮아진다”면서 “저도 아이들을 맞췄다는 것 다시 한번 강조해 드린다”고 말했다.

청소년 백신의 이상반응과 관련해서는 “12~15세의 이상반응 신고도 16세, 17세 또는 18세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경증이다. 그 외에 중증 이상반응 중 아나필락시스가 가장 우려되는데, 이는 19세 이상에 비해 조금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