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장남 ‘불법도박’…고개 숙인 李 “아비로서 사과”

입력 2021-12-16 08:58 수정 2021-12-16 10:5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이 ‘상습 불법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 이 후보는 직접 사과 입장을 밝혔다.

1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후보의 장남 이모(29)씨는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 사이 ‘이기고싶다’라는 사용자명으로 불법도박 경험을 담은 글 200여개를 작성했다.

‘이기고싶다’가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의 앞부분 13자리가 이씨의 인스타그램과 동일했다. 또 ‘이기고싶다’가 올린 인턴 이력, 출신학교 등을 토대로 할 때 이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글에는 불법인 것으로 보이는 온·오프라인 도박 경험들이 담겼다. 이씨로 추정되는 이 사람은 온라인 포커머니 구매·판매 글을 100건 넘게 올리고 서울 강남 등의 도박장에 드나들었던 후기도 수차례 남겼다.

그는 불법 도박장에서 열흘간 536만원을 땄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포커 외에도 금액 제한이 없는 불법 ‘파워볼’ 홀짝 게임에서 500만원을 잃었다는 내용의 게시글도 올렸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도박 중독자’ ‘도박꾼’이라고 칭했다.

불법도박 의혹에 대한 해명 요구에 이씨는 “아버지나 캠프에 연락하는 게 좋겠다”고 매체에 밝혔다. 취재진의 해명 요청 직후 해당 포커 사이트에서 사용된 이메일 주소와 연관된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후보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고 인정하며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씨로 추정되는 이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불법 도박 경험을 담은 글 수백개를 작성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신속하게 확인해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진실에 기초하는 게 가장 우선이다. 진실하고 솔직하게. 보도가 사실이라면, 맞다면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라며 “가족 검증도 공적, 사적 영역이 있다. 공적 영역이라면 당연히 따져봐야 한다. 불법도박의 경우 공적 영역으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