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기도 힘든 차에”…씽씽이 타고 와 ‘뻥!’ 발길질 [영상]

입력 2021-12-16 05:55 수정 2021-12-16 05:55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처

어린아이 2명이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마구 발길질을 해 차량이 파손됐다. 피해 차량은 영화 ‘분노의 질주’에 등장한 차종으로 마니아층이 탄탄해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의 행동에 부모마저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제보가 등장해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우리나라에 몇 대 없는 차량인데 어린이들이 차를 360도로 돌아가며 다 부숴놨다. 전화도 받지 않는 무책임한 부모들,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사건은 제보자의 차량이 주차돼 있던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동네 친구 사이인 7살, 8살 여아 2명은 제보자의 차량에 발길질을 했다. 제보자는 “경찰에 신고 접수돼 재물손괴죄로 혐의는 인정되나 미성년자여서 사건이 며칠 만에 종결됐다”며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10월 21일 오후 5시쯤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어린이 2명이 씽씽이(어린이용 킥보드)를 타고 나타난다. 제보자의 차량 근처에 멈춰 선 이들은 갑자기 차량을 향해 마구 발차기를 휘두른다. 아이들은 차량을 한 바퀴 돌아가며 이곳저곳 발길질을 해댄다. 영상에는 아이들의 발차기로 인한 ‘뻥’ ‘뻥’ 소리가 선명하게 담겨 있다. 그렇게 2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이들은 다시 타고 왔던 씽씽이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제보자는 “아이 2명의 부모님들과 만나 합의점을 찾고자 얘기를 했지만, 진척 없이 돌아갔다”며 “한 아이의 아버님은 따로 견적을 보고 싶다고 하시더니 한 달이 지나도 견적도 안 보시고 광택을 내보자는 헛소리만 했다. 또 다른 아이의 부모님은 단 한 통의 연락도 없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처

무엇보다 제보자의 차량은 FRP(합성수지) 전체가 바디킷이고 일반적인 알루미늄판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바디킷이 금이 간 상태여서 보수·복원을 해야 하고 도색은 카멜레온 색상으로 판당 도색이 불가하며 블렌딩 자체가 안 되어 전체 도색을 해야 한다”며 “라이트, 범퍼, 펜더, 문짝, 머플러를 다 부숴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가한) 아이들에게 이유를 물어봤는데 꿀 먹은 벙어리마냥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피해차량은 ‘80수프라’로 출고된 지 20년이 넘었음에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경주의 한 자동차 박물관에는 제보자의 차량과 동일한 차량이 전시돼 있기도 하다. 제보자는 “해당 차량은 우리나라에 약 20대 미만으로 개체수가 적으며 5000만~8000만원 수준이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차량이 됐고, 간혹 매물이 나와도 내놓은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문철 변호사는 “자차 가입이 안 되어 있다면 방법이 없다”며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며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이들 부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야 하는데 수리 견적으로는 안 되고 실제 수리 후 수리 비용을 청구해야 한다”며 “다만 판사가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어 마니아층의 실제 거래가를 인정 안 해주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변호사에 따르면 제보자가 견적을 받은 결과 수리 견적으로 약 3000만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피해 차량은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출고된 지 20년이 됐기 때문에 판사가 차량의 거래가를 어느 정도로 인정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취지의 설명이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구하기도 어려운 그 귀한 수프라를…. 차값도 비싼데 바디킷까지 하면 비용이 장난 아닐 거다” “내 차는 아니지만 울화통 터진다”며 제보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일부 누리꾼은 “모든 방법을 다 써서라도 반드시 제대로 보상받아라. 부모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무책임한 부모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